여기서 잠시 언급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신경제(New Economy)'라는 용어이지요. 1960년대 후반부터 20년이 넘도록 미국의 성장률은 지체되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성장률은 기대이상으로 높아졌지요. 이에 대한 대표적인 해석이 신경제입니다. Paul Krugman은 그의 저서 '경제학의 향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90년대 경제성장은 20년 전에 발명된 기술들이 경제 전체 보급되면서 일어났다는 겁니다. 또 산업혁명 시기로 거슬로 올라가 봅시다. 산업혁명을 떠올려보면 다들 '증기기관'을 생각할 겁니다. 산업혁명의 아이콘이지요. 하지만 산업혁명 시기에 증기기관을 이용한 산업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증기기관은 효율성이 낮고 비용이 비쌌기 때문입니다. 즉, 신기술이 발명이 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지요.
미국의 90년대 고성장은 기술의 확산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잡스는 역사의 흐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요? 바로 20세기에 만들어진 많은 기술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집약하여 제품을 만든 기업가입니다. 혹자는 애플이 연구개발 투자비중이 높지 않으면서 이윤율이 높다고 말하면서 비판합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본다면 잡스는 신기술들이 저렴하게 상용화될 수 있는 시점에서 이를 가장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신기술을 가장 잘 집약적으로 활용한 사람이 돈을 번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지요. 신기술을 만드는 데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지, 신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지, 아니면 신기술을 따라잡는 데 노력하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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